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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도시 단위 탄소중립, AI로 증명하는 시대

전 세계 140여 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이 가운데 다수는 이미 법제화 단계에 들어섰다. 건축물 단위에서는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을 평가하는 인증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반면, 정작 온실가스 배출의 복합적 결과물인 ‘도시’ 단위에서는 그 성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체계가 그동안 부재했다.
탄소중립 스마트시티를 표방하는 지자체는 늘고 있지만, 그 도시가 실제로 얼마나 탄소중립에 다가섰는지를 수치로 증명할 방법이 없었던 셈이다. 선언과 계획만으로는 도시의 탄소중립을 완성할 수 없다. 정확한 측정과 검증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실현된다.

도시는 건축물의 운영뿐 아니라 사람과 화물의 이동,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 도시림과 녹지의 탄소흡수까지 다양한 활동이 복합적으로 얽힌 시스템이다. 도시의 탄소중립 성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이 모든 활동을 건물·수송·에너지·흡수원 등 부문별로 나누어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을 정량적으로 산정하고, 이를 종합해 도시 전체의 탄소중립 수준을 지표화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건축대지 경계를 기준으로 건물 내부의 활동과 도시 기반시설의 활동을 구분하고, 부문마다 서로 다른 산정 기준과 데이터를 적용해 객관적인 수치로 환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량평가 체계가 갖춰져야만 비로소 도시 단위의 탄소중립을 하나의 제도로서 운영하고, 지자체의 정책과 인센티브에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실제로 국내 일부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도시 단위 탄소중립 성능평가 체계를 자체적으로 검토·개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향후 제도화 논의에 중요한 실증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도시 단위 탄소회계(Carbon Accounting) 표준화 작업이 상당히 진전되어 있다. 코펜하겐, 뉴욕 등 GHG Protocol for Cities(GPC)를 채택한 도시들은 에너지·교통·폐기물 부문의 통합 인벤토리를 매년 갱신하며, 도시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배출량을 시민에게 공개한다.
반면 국내 지자체의 상황은 다르다. ‘탄소중립 기본법’에 따라 각 지자체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정작 계획의 근거가 될 배출량·감축량 데이터는 부처와 기관별로 흩어져 있고 형식조차 제각각이다.
정책 담당자 입장에서는 조례를 만들고 목표를 세우는 일보다, 그 목표의 근거가 될 숫자를 확보하는 일이 훨씬 더 큰 난관이다. 부문마다 소관 기관이 다르고 데이터의 형식과 갱신 주기, 측정 방식조차 통일되어 있지 않은 탓에, 실무자는 매번 자료를 새로 수집하고 대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모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기본계획이 선언한 목표가 실제 개발·정비 사업 단계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지구단위계획, 도시개발사업, 정비사업 등 도시의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실행계획 수립 과정에는 정작 탄소중립 성능평가 항목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계획이 제시하는 상위 목표와, 실제 필지·구역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인허가·설계 과정이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변경 단계에서부터 탄소중립 성능평가를 필수 검토 항목으로 반영한다면, 계획 수립 초기부터 저탄소 대안을 비교·검토할 수 있고 기본계획의 목표를 실제 공간 단위에서 구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마련된다.
정교한 평가 기준을 설계하는 것 못지않게, 그것을 지자체 현장에서 실제로 운용 가능하게 만들고 기본계획과 실행계획 체계 전반에 접목시키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 이유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이 기대된다. 여러 기관에 흩어진 이질적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매칭하고, 실측데이터의 공백을 신뢰할 수 있는 추정값으로 채우며, 부문 간 중복 계산이나 데이터 품질 이상을 자동으로 검출하는 일은 AI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디지털트윈 기술을 통해 도시 전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건물·교통·에너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함으로써, 정책 시행 전에 다양한 시나리오의 탄소감축 효과를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위성영상 기반 모니터링 역시 유용한 보완 수단이다. 도시림이나 녹지처럼 지상 조사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흡수원 부문은, 위성영상을 AI로 분석해 식생 면적과 변화 추이를 주기적으로 자동 추적함으로써 현장 실측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자동화에 디지털트윈과 위성 모니터링이 더해지면, 도시 단위 탄소중립 평가는 일회성 진단을 넘어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살아있는 관리 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 사람이 손으로 수십 건의 자료를 대조하던 작업을 AI가 표준화된 절차로 신속하고 일관되게 수행한다면, 평가의 신뢰성은 높이고 실무 부담은 크게 줄일 수 있다.

도시 단위의 탄소중립 평가는 이제 막 걸음을 떼는 단계에 있다. 이것이 선언에 머물지 않고 도시 곳곳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교한 평가체계 못지않게 그것을 실제 데이터로 구현해낼 기술적 인프라, 그리고 기본계획부터 지구단위계획에 이르는 실행 체계 전반에 걸친 제도화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AI는 그 인프라의 핵심이 될 것이며, 도시 단위 탄소중립 평가기술과 AI의 결합, 그리고 이를 제도로 정착시키는 노력은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방향이다.

출처 : 한국건설신문(http://www.conslove.co.kr)

92 탄소중립건축인증, 신축건축물 부문 '전용평가툴 BEST-N 상용화'...

탄소중립건축인증 운영기관인 탄소중립건축협의회(ZCBC, Zero Carbon Building Council)는 탄소중립건축인증(ZCB인증)의 신축건축물 부문(New Building) 전용 평가툴인 ‘BEST-N(Building zero carbon Evaluating Simulation Tool-New building)’을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BEST-CENSOR(Building zero carbon Evaluating Simulation Tool-CENSOR)는 ZCB인증 기준 및 지침에 의거하여 개발된 웹(web)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건설현장 부문(BEST-C, Construction Site), 기존건축물 부문(BEST-E, Existing Building), 신축건축물 부문(BEST-N, New Building), 상점 부문(BEST-S, Store), 운영에너지 부문(BEST-O, Operating Energy), 리모델링건축물 부문(BEST-R, Remodeling Building) 총 6개 부문의 개별 평가툴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개발된 신축건축물 부문 평가툴인 BEST-N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 건축물 LCA 기반 탄소중립평가 업무 지원
  - 건축물 전과정평가 기반 탄소배출량 및 탄소감축량 산정
● 탄소중립평가 결과보고서 자동 산출
● 제3자 검증기관의 검증업무 지원
● 인증기관의 인증업무 지원
이번 BEST-N 상용화를 통해 탄소중립건축인증을 진행하기 위한 기술지원기업의 탄소중립평가업무, 제3자 검증기관의 검증업무, 인증기관의 인증업무가 표준화된 평가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일관성 있게 평가될 수 있게 되었다.
탄소중립건축협의회 관계자는 “BEST-N 상용화를 통해 탄소중립건축인증의 평가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며 “리모델링건축물 부문 전용 평가툴인 BEST-R(Remodeling Building)도 곧 개발 완료될 예정이고 향후 기존건축물 부문(BEST-E, Existing Building), 상점 부문(BEST-S, Store) 평가툴의 순차적인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건축인증의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탄소중립건축협의회는 지난 1월 3일간 시행된 건축물탄소중립평가사(ZCBA) 교육 및 실습평가를 통해 자격이 부여된 기술지원기업에게 BEST-N 계정을 부여하였다.
이번 BEST-N 상용화는 국내 건축 분야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탄소중립건축인증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건축인증 및 BEST-N에 관한 문의는 탄소중립건축인증 홈페이지(http://www.zcb.or.kr) 또는 이메일(zcb@zcb.or.kr)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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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건설신문(http://www.conslove.co.kr)

86 건축물 인허가,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 의무화해야

최근 국제 사회는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Life Cycle)를 아우르는 탄소배출량 평가와 저감으로 그 시야를 넓히고 있다. 특히 건축자재 생산 및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재 탄소(Embodied Carbon)가 건축물 전체 탄소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면서, 전 생애주기 관점의 탄소배출량 평가는 이제 탄소중립 건축 실현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건축물의 탄소배출 저감은 준공 이후보다 설계 초기, 즉 인허가 단계에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어떤 구조재와 마감재를 사용하고, 어떤 형태와 규모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의 상당 부분이 고착된다.
현행 인허가 제도가 구조설계도서 및 에너지 절약 계획서 등의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듯이, 이제는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을 사전에 평가하고 보고하는 것도 인허가의 필수 요건으로 편입돼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건축물 인허가 단계에서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프랑스, 덴마크를 비롯한 약 10여개의 국가 및 도시에서 건축물LCA를 법적으로 의무화해 시행 중이다.
네덜란드는 2018년부터 MPG 제도를 통해 신축 주거건축물 전체와 연면적 100㎡ 이상의 신축 사무용 건축물에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였으며, 프랑스는 2022년 RE2020 기준을 통해 주거건축물과 사무·교육시설에 대해 이를 의무화했다.
덴마크는 2023년 BR18 법규를 통해 모든 신축건축물에 건축물LCA 수행을 의무화하되,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에는 탄소배출량 상한선(12kg CO₂e/㎡/년) 규제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들 국가는 건축자재 생산부터 해체·처리 이후 단계까지 포함하는 전 생애주기를 평가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미 시행 중인 국가에 더하여 일본과 유럽연합(EU) 전체 회원국이 건축물LCA 의무화를 확정하거나 강력히 추진 중이다.
일본은 2028년부터 연면적 3,000㎡ 이상의 대규모 신축건축물을 대상으로 건축물LCA를 의무화하기로 확정했으며, EU는 2024년 발효된 건축물 에너지 성능 지침(Directive 2024/1275)에 따라 2028~2030년 전후로 모든 신축건축물에 건축물LCA를 공식 의무화할 전망으로, 각 회원국은 현재 이를 자국법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종합하면 건축물 인허가 단계에서의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 의무화는 이제 일부 선진국의 선도적 실험이 아니라 전 세계 건설산업의 보편적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녹색건축인증제를 통해 건축물의 전 과정 평가를 일부 반영하고 있으나, 이는 인센티브 기반의 자발적 인증 체계에 머물러 있다. 건축물 인허가 단계에서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를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제도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미 시행 중이고 주요국들이 도입을 확정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여전히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전환이 시급하다.

물론 모든 건축물에 대한 일괄 의무화는 전문 인력 양성, 업계 역량 제고 등 충분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점에서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다.
우선 공공건축물과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인허가 단계에서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보고서 제출을 시범 도입하고, 민간 건축물로 점차 확대해 나가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네덜란드는 연면적 100㎡ 이상, 일본은 3,000㎡ 이상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설정하는 등 각국이 자국 상황에 맞는 단계적 접근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변화는 반드시 중앙정부의 일괄적인 제도화만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공건축물부터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 보고서 제출을 자체적으로 요건화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영국의 런던이나 캐나다의 토론토·밴쿠버가 중앙정부에 앞서 도시 단위로 건축물LCA를 의무화한 사례는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제도 변화의 선도자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공공부문이 먼저 실천하고 그 성과를 축적해 나갈 때 민간으로의 확산과 국가적 제도화를 위한 실질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다행히 국내에는 이미 탄소중립건축인증(ZCB인증)과 같이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민간 인증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활용하면 공공기관과 지자체 단위에서도 인허가 조건에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 결과 보고서 제출을 요건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나아가 저탄소 설계에 대한 용적률 완화나 사업비 지원 등 인센티브와 연동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면 탄소중립 건축을 견인하는 실질적 정책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물 인허가 단계에서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평가를 의무화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추가가 아니다. 이는 건축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탄소중립을 핵심 가치로 내재화하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벌써 10개국이 이미 그 길을 걷고 있고, 주요 선진국들이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우리나라도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선도적 실천을 발판으로 삼아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건축물 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결정적인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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